시詩

또 다른 문

여람 2012. 9. 2. 10:53

  

 



                     





또 다른 문(門)

 

 



원춘옥 


 

 


 

 

종일 한마디도 하지않고

녹슨 대못처럼 누워있는 그녀 

움직일 때마다 삐거덕거린다


병명을 해독하기 위해 

내력을 추적하고 

가계를 꼼꼼히 짚어가지만 

열릴줄 모르는 그녀의 또 다른 문

비밀번호로 채워졌다

컴퓨터 촬영도 자기공명영상(MRI)도

암호를 읽어내지 못한다


 

저절로 열리고 닫히던 문

닫힐 때가 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그녀는 지금 어느 문 앞에서 헤매고 있는 것일까


결국 그녀의 문 앞엔

갱년기 우울증이란 모호만 병명이

광고지처럼 진득하게 붙었다

 

 

 

 

                                             - 2013 글마루 비밀의 뜰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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