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 풋것의 힘

여람 2012. 6. 16. 17:50

 






                          



풋것의 힘

 

                                                                   

 원춘옥



 

섬진강 강바람과 함께 

광양産 매실이 택배로 날아왔다

...............................

푸르디푸른 생들이 

배꼽을 보이며 누워있다

갑작스런 어미와의 이별로

새파랗게 질린 얼굴들

집 안 가득 향기를 풍기는

시고 떫은 어린 것들

저것이 약이 된다고 한다

그것은 세상을 알기도 전 

때묻지 않은 초록의 힘

맑은 기운이 온 몸을 돌아

탁한 찌거기를 걸러낸다


잎이 나기도 전,

꽃이 피기를 바라는 성화에 

미리 속도를 배운 아이들

수확기를 서두르는 어른들 때문에

향기를 지니지 못한 채 설익었다


탯줄이 떨어진 자리 

단단히 붙어있는 검은 흔적을 떼어낸다

속살이 뽀얀 풋것들 시큼한 속을 우려내면

추위를 밀고 올라온 

초록을 다 토해 낼 것이다


 


                                                                    - 2012년 미래시학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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