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 두 개의 방

여람 2012. 6. 15. 08:47


 

 



 

 

    

두 개의 방 

 

 

 

 

 

원춘옥

 

 

 

 

 

모니터를 열면 

먹성 좋은 놈들이 달려들어

듬성듬성 활자를 갉아먹는다

날카롭던 선이 뭉개지고

색은 퍼즐을 맞추느라 당황한다

줌인을 해도 당겨지지 않는 하루

난독증에서 헤어날 줄 모른다

 

몸을 말고 바늘귀를 꿰시던 어머니

웃으시며 돌아본다

1.2, 1.5 두 개의 푸른 방

눈 앞의 산과 나무들이 점점 멀어지고 

자주 벽과 부딪혀 허둥거린다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 

끝없이 밀려드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오랫동안 첨벙거리며 따뜻했던 시간

덜컹거리며 눈앞에 서 있다


안경을 끼고 어긋난 선을 어루만진다 

찡그리고 있던 길들이 팽팽해진다

이제야 조금씩 삶의 질서를 깨닫는 나

흩어졌던 초점이 한 곳으로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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