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담詩談

어둠 속의 여행/ 윌리엄 스태퍼드

여람 2019. 3. 5. 02:13
Travelling Through the Dark

            William Stafford

Travelling through the dark I found a deer
dead on the edge of the Wilson River road.
It is usually best to roll them into the canyon:
that road is narrow; to swerve might make more dead.

By glow of the tail-light I stumbled back of the car
and stood by the heap, a doe, a recent killing;
she had stiffened already, almost cold.
I dragged her off; she was large in the belly.

My fingers touching her side brought me the reason --
her side was warm; her fawn lay there waiting,
alive, still, never to be born.
Beside the mountain road I hesitated.

The car aimed ahead its lowered parking lights;
under the hood purred the steady engine.
I stood in the glare of the warm exhaust turning red;
around our group I could hear the wilderness listen.

I thought hard for us all -- my only swerving --
then pushed her over the edge into the river.

          





 

              윌리엄 스태퍼드

어둠 속을 여행하다 윌슨 강 도로 변에서
죽은 사슴 하나를 발견하였다.
이럴 땐 보통 협곡 아래로 굴려 내려버리는 게 상책.
길이 좁아 급히 피하려다 더 많은 목숨이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미등(尾燈) 불빛을 받아 더듬더듬 차 뒤로 돌아가
죽은 지 얼마 안된 암사슴의 주검 곁에 섰다.
사슴은 이미 뻣뻣했고 거의 싸늘해져 있었다.
한쪽으로 끌어당겨 보았다. 사슴의 배가 불룩했다.

손으로 옆구리를 만져보고 까닭을 알 수 있었다.
옆구리가 따뜻했다. 새끼가 그 안에 들어 있었던 것.
목숨이 붙은 채로 가만히 가망 없는 출산을 기다리고 있었다.
산중 길가에서 나는 망설였다.

자동차는 하향(下向)한 주차등으로 앞을 비추었고
보닛 아래에서 엔진은 계속 가르랑거렸다.
나는 붉게 달아오르는 후끈한 배기가스 불빛 속에 서 있었다.
우리를 둘러싼 황야가 귀를 기울이고 있는 듯했다.

우리 모두를 위해 나는 깊게 생각했다---나말곤 위험해선 안 돼--
그러고선 사슴을 길가에서 끌어다 강속으로 밀어뜨렸다.

            


Notes

생명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해 보는 시. 인간 문명과 자연의 대립 관계도 암시되어 있다.

deer: 사슴. 수사슴은 stag, 또는 buck, 암사슴은 doe, 또는 roe라 한다.
roll them: them은 길 위에서 죽은 동물의 주검들을 말한다.
to swerve: 여기에서는 무언가를 피하기 위해 자동차의 방향을 급히 바꾸는 것을 말한다.
might make more dead: make more lives dead.
stumble: 더듬더듬 걷다.
the heap: 여기에서는 그냥 "커다란 물체".
a recent killing: 죽은 지 얼마 안된 것.      
dragged her off: 한쪽으로 끌었다.
brought me the reason: (배가 불룩한) 까닭을 알 수 있었다.
fawn: 새끼 사슴.
purr: 가르랑거리다.
the glare of the warm exhaust turning red: 자동차 배기 가스가 미등의 불빛을 받아 붉은 빛으로 보이는 것을 묘사한 것.
our group: 화자와 죽은 사슴, 죽음 사슴의 뱃속에 있는 새끼, 그리고 자동차.
my only swerving: 나 혼자만이 자동차의 방향을 급하게 바꾼 것.



윌리엄 스태퍼드 William Stafford (1914-1993)

미국 시인. 1914년 캔자스 주의 허친슨에서 출생. 1940년 세계대전 때 징집되었으나 양심적 참전 거부자로 야외 봉사일을 했다. 캔자스 대학에서 공부했다. 1947년 양심적 참전 거부와 관련된 석사 학위 논문을 [내 마음속 깊은 곳(Down in My Heart)]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발간한다.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 박사 학위 취득. 1960년 첫시집 [그대 도시의 서쪽(West of Your City)]을 발간. 오레곤 주 포틀랜드의 루이스 앤드 클락 콜리지에서 오랫동안 영문학 교수를 했고, 수년 동안 오레곤 주의 계관시인을 지내기도 했다. 많은 상을 받았으며, 시집 [어둠 속의 여행(Travelling Through the Dark)](1962)으로는 전미도서상(the National Book Award)를 받았다. 1993년 오레곤 주 레이크 오스웨고의 집에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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