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여람
자전거 회고록
원춘옥
지평선을 감고 산 등을 넘는 해처럼 나는 둥근 길을 갖고 싶어 바퀴를 낳았네. 가랑이에 날개를 끼고 햇살을 가르는 은빛 이륙, 힘차게 페달을 돌리고 또 달렸네. 웅크린 몸 뒤로 바람의 숨소리가 거칠어질 때까지 길을 압축했네.
기억속에 남은 아버지의 자전거 한 잔 술에 휘청 이는 길을 끌고 오기도 했네. 한 줌의 노을과 자반고등어가 얹혀져 있던 날들 점점 녹슬어가고 무거운 시간만 켜켜이 쌓여있네.
안장을 닦으며, 마당 귀퉁이에서 낡아가는 바퀴살을 돌리네. 서툰 길잡이를 잘 따라와 준 두 개의 바퀴 기어의 한때를 재생하는지 감았다 풀기를 반복하네.
- 2014 글마루 동인지 비밀의 뜰 7집 발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