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화

고사미인

여람 2015. 4. 24. 15:35

 

 

 

 

                                                                                                          2015년 作

高士美人(고사미인)

고아하고 아름다운 사람

 

 

먼, 분홍/ 서안나

 

윤이월 매화는 혼자 보기 아까워 없는 그대 불러 같이 보는 꽃

 

생쌀 같은 그대 얼굴에 매화 한 송이 서툰 무늬로 올려놓고 싶었다

손가락 두 마디쯤 자르고 사흘만 같이 살고 싶었다

 

혼자 앓아누운 아침 어떻게 살아야 매화에 닿는가

꽃이라는 깊이 꽃이라는 질문 기름진 음식을 먹어도 배가 고팠다

 

매화는 분홍에서 핀다 분홍은 한낮의 소란을 물리친 색

점자처럼 더듬거리다 멈춰 서는 색

 

새벽 짐승처럼 네 발로 당신을 몇 번이나 옮겨 적었다 분홍이 멀다

 

먼, 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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